이 사실을 아십니까?

 

  

1950~1953년, 일명 한국전(Korean War)이라고 불리는 6.25전쟁에 약 1만명의 인디언들이 미군의 신분으로 참전한 사실을 아십니까? 이 전쟁에서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실종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디언들의 희생과 공적에 대해서 아는 한국인들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나바호 인디언들을 위한 선교사로 부름을 받고 이곳을 오기 전에 이들에 대해 연구를 하던 중에야 겨우 이 사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현재는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올해가 2016년입니다. 한국전은 약 65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그들은 10대 후반 혹은 20대의 청년으로 참전했는데, 그래서 그들은 현재 나이가 85세 전후가 됩니다. 지금 제가 한국전 참전 나바호 군인들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취합하는 중에 그들 대부분이 거의 돌아가셨고 불과 몇 분만이 생존해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는 더 이상 늦기 전에 몇 남지 않은 이분들 및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의 가족들을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예우를 해드리는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뿌듯하다기 보다는 죄송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선교사 이전에 한 한국인으로서, 한국전 참전 인디언 용사들 거의 대부분이 고인이 되셨는데, 왜 보다 일찍 이런 일을 추진하지 못했는가 하는 자책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이 사실에 대해서 너무도 무관심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전 참전 백인들은 수없이 예우도 받고 한국에 초대를 받기까지 했는데, 인디언들은 거의 소외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나바호 암호통신병(Navajo Code Talker)은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s)를 통해서도 잘 알려질만큼 유명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시에 다른 모든 언어들은 일본군에 의해 해독이 되어 미군이 큰 피해를 입고 있었는데, 이때 한 사람의 제안으로 나바호어가 암호문으로 채택됩니다. 나바호어는 체계가 난해하고 문자로 된 언어가 아니며 입으로만 전해지는 구전언어였기 때문에 일본이 도무지 해독을 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이 드디어 완벽한 암호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태평양에서 나바호 암호통신병들이 활동을 시작하자, 이와 동시에 일본은 당황하기 시작하고 전세(戰勢)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은 나바호 암호통신병들로 인해 승리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일본군에 의해 포로로 잡힐 지경이 되면 바로 옆 미군 전우에 의해 살해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암호가 누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참고로, 그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인종 차별로 인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2001년에야 비로소 미국 정부로부터 최초의 29명의 암호통신병들 가운데 생존자들과 이미 고인이 된 분들의 가족들이 최고명예훈장과 금메달을 수여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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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로부터 5년 후에 한국전이 발발했을 때 나바호 암호통신병들은 한국전에도 자원하여 참전하여 큰 공을 세웁니다. 그리고 위에서 보았듯이 암호통신병이 아니더라도 1만명 정도의 인디언들이 한국전에 참전합니다. 이들 가운데는 간호 일을 맡았던 여성 인디언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주한미군의 핵심부대인 미2사단의 사령부가 위치한 기지 이름은 ‘캠프 붉은 구름’(Camp Red Cloud)입니다. 이는 살신성인적으로 끝까지 부대를 지켜내었던 인디언 출신의 미군, 붉은 구름(Red Cloud)을 기리기 위해서 붙여진 것입니다. 그는 부대 최전방에서 매복을 하고 있던 중에 적이 야간 기습공격을 가해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최대한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동소총을 발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적군에 의해 총상을 입어 서 있기조차 힘들자 스스로 자신의 몸을 나무에 묶고서는 방어를 하다가 적탄에 온몸이 벌집처럼 되어 죽게 됩니다. 본래 그의 임무는 적군의 접근을 인지했을 시에 이를 보고하고 본대로 철수하는 것이었지만 그는 상황이 워낙 위급함을 알고는 이처럼 행동했던 것입니다. 


사실 인디언들은 슬픈 역사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미국은 자신들의 모든 땅을 침탈하고 빼앗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을 위해서 외국에 군인으로 참전하기도 합니다. 인디언들은 어릴 때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천진난만하게 지내다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크게 방황을 겪습니다. 이 즈음에 인디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자신들의 정체성(ID)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고 그리고 가정과 주위의 피폐한 환경으로 인해 마약과 알코올에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폭력적이 되어 청소년기에 감옥에 다녀오지 않는 아이가 없다고 할 정도가 됩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 감옥 생활, 절망감 등, 이런 것들이 이곳에서는 뒤범벅되어 일상화되어 있으며,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것들이 계속하여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땅은 짐승들도 살기 어려운 100% 황무지 그 자체입니다. 백인들은 이런 곳에 인디언들이 살아가도록 했습니다. 황무지 땅만큼이나 그들의 영혼 또한 황무지로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 가운데는 오늘날 인디언들이 겪고 있는 이 참상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심지어 오늘날 인디언들이 이 땅에 생존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이후로 미국인들은 땅 정복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하여 인디언들에 대한 선교를 많이 했습니다만, 현재는 거의 철수를 한 실정입니다. 인디언들은 기독교를 과거에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총으로 자신들에게 접근했던 백인들의 종교로 이해하기 때문에 그들을 늘 경계하면서 잘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백인들에 대해 언급할 때 나바호어로 '빌라가나'라는 은어로 표현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인들을 비하해서 말할 때 '쪽XX' 라고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인들은 선호합니다. 그들은 먼먼 과거에 아시아쪽에서 베링해협을 건너가 알라스카를 통해서 아메리카로 이동한, 우리나라 사람과 동일한 몽골리안 사람들이라는 것은 학계에서는 이미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우리 한국인을 만나자 마자 하루도 되지 않아 곧바로 '시끼스'라고 부릅니다. 나바호어로 '친구'라는 뜻인데, 이것은 신발 두짝 가운데 서로 한짝(one pair of shoes)이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뜻입니까. 또한 수우족 인디언들에게 '친구'는 '나의 슬픔을 대신 등에 지고 가는 사람' - A person who carries my sadness upon the back - 을 뜻합니다. 이처럼 아름답고도 깊은 뜻을 함유하고 있는인디언 언어들이 많은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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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내에서 수도로 삼고 있는 윈도락(Window Rock)에는 나바호 암호통신병을 

기념하는 동상이 있습니다. 윈도락은 배후의 윈도처럼 생긴 바위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저는 단기 선교 등으로 이곳 인디언 보호구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베푸는 시혜적인 자세가 아니라, 빚진 자의 심령으로 오시라는 점입니다. 과거 어느 때에, 한국이 지구의 어디에 있는 어떤 나라인지조차 모른채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도왔던 인디언들의 희생 때문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으며, 그래서 그 희생에 대해 이제 우리가 갚을 차례인 것입니다. 우리는 복음에도 빚진 자이지만, 실제적으로 인디언들에게도 빚진 자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그들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참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가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여 우리가 일본 식민지에서 해방되도록 하는데 일조를 했으며 또한 6.25전쟁의 승리에도 한 몫을 담당한 것은 분명하므로, 그들의 공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아니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6.25전쟁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던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은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선교사들을 미국 다음으로 많이 파송하는 영적으로 부강한 나라가 되어 있습니다. 불과 60여년 동안 하나님이 이처럼 크나큰 축복을 주신 뜻은 대한민국을 이 지상의 선교국으로서 이제 빚을 갚고 잘 섬기는 나라로 세우기를 원하시는 것일 것입니다. 

 

- 나바호 인디언 선교사 이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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