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번 만의 PGA우승
미국의 프로골퍼 해리슨 프레이자(40)는 14년 만에 PGA에 첫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2011년 6월). 그는 2주 전 둘째 아들 포드(8)와 함께 야구를 하러 운동장에 나갔습니다. 그를 알아본 아들의 친구들이 그에게 달려와 물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저씨가 우승할 건가요?" 프레이자는 "글쎄, 모르겠는데"라고 대답하자 다른 아이가 물었다. "아저씨는 우승해본 적이 있습니까?" "아직 한 번도 없어"하고 대답하자 아들 포드가 "아냐, 아빠는 우승한 적이 있어. 트로피가 없을 뿐이야!"하고 소리 질렀습니다.
프레이자는 PGA투어 14년차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한물간' 선수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2006년 이후로 이번 대회 전까지 3위 안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출전한 17개 대회 중 13번을 컷 탈락했고 작년 여름 어깨와 허리 수술을 받으면서 하반기엔 아예 출전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이번 대회까지 10차례 출전하는 동안 6번 컷 탈락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355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입니다. 그는 카를손에게 1타 차로 뒤진 상황에서 4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 쫓기던 카를손이 17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프레이자가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1타 차로 선두를 지켰으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연장전으로 끌려갔습니다. 두 홀을 비긴 뒤 연장 세 번째 12번홀(파4)에서 프레이자가 먼저 파를 잡아냈고 카를손이 파 퍼트를 놓친 탓에 우승 상금 100만8000달러(약 11억 원)는 프레이자 몫이 되었습니다.
우승이 확정되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감격스러워하며 “예전에도 우승한 경험이 있는 것처럼 익숙하게 행동하고 싶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골프에서 일정 수준에 이르려면 사생활을 다 포기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빠, 가지 마세요.'라며 내 팔을 붙들고 우는 네 살짜리 아이를 뒤로하고 비행기를 타는 것은 지금도 내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지요."
프레이자는 당분간 은퇴를 미루기로 했다. 자신감이 생긴데다가 이번 우승으로 내년 마스터스를 포함해 앞으로 2년간의 출전권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프레이자는 골프계에 뛰어들어 14년이나 공을 쳤지만 한 번도 우승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은퇴를 고민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14년간의 애쓴 보람이 PGA우승이란 모습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 감격은 당사자이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기대하지 않았던 큰 선물이 주어진다고 결론 내리면 너무 비약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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