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버지

admin2026.06.21 08:55조회 수 93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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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참 이상한 이름입니다.

부르면 마음이 든든해지다가도, 어느 순간 목이 메어 오는 이름입니다.

어릴 때는 산처럼 커 보였고, 젊을 때는 말없이 서 있는 나무 같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등이 왜 그렇게 굽어졌는지 뒤늦게 알게 되는 이름이 아버지입니다.

 

아버지는 늘 앞에 서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먼저 맞았고, 바람이 불면 먼저 막았습니다.

배고픈 날에는 자신은 괜찮다 말했고, 힘든 날에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었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한 수많은 밤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잠든 뒤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던 밤, 내일의 쌀값과 아이들의 학비와 집안의 걱정을 가슴에 안고 천장을 바라보던 밤,

말하지 못한 기도와 삼킨 눈물이 쌓여 있던 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사랑을 말로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새벽 일찍 집을 나섰고, “보고 싶다”는 말 대신 문 앞에서 오래 기다렸고,

“미안하다”는 말 대신 낡은 지갑을 열었습니다.

 

자녀들은 어릴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넙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자녀들은 앞서 걷고, 아버지는 뒤에서 바라봅니다.

한때는 우리를 번쩍 들어 올리던 팔이 이제는 조금 느려지고, 한때는 세상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던 그 음성이 이제는 조금 작아집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이보다 더 따뜻하고 깊은 이름이 있을까요?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를 책망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기다리시는 아버지이십니다.

길 잃은 탕자가 돌아올 때 멀리서부터 달려가 안아 주시고, 상처 입은 자녀의 이름을 잊지 않으시고,

넘어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아버지,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이 땅의 아버지들은 완전하지 않아도 귀합니다.

때로는 서툴렀고, 때로는 무뚝뚝했고, 때로는 표현이 부족했지만, 그 안에는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 사랑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진심이었고, 그 길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희생이었습니다.

 

오늘 Father’s Day를 맞었습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당신의 침묵이 무관심이 아니었음을 이제는 압니다.

당신의 땀이 사랑의 언어였음을 이제는 압니다.

당신의 굽은 등이 우리를 업고 온 세월의 흔적이었음을 이제는 압니다.

당신이 지나온 길 위에 우리의 오늘이 세워졌습니다.

 

저는 모든 아버지들에게 주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가족을 위해 삼킨 한숨도, 홀로 견딘 무게도, 말없이 흘린 눈물도 하나님은 기억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아버지를 축복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축복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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